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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의사결정 번복으로 400억 물어줄 판

2024년 동대문점 임대차 계약 5년 연장하고, 돌연 7월 폐점 발표 중도해지 안돼, 남은 기간 임대료 전액 물어내야 한투증권, 면세점을 레지던스 호텔로 전환 추진

2025-04-02 08:29:25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현대백화점면세점(현 현대DF)이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점의 7월 폐점을 전격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측은 대내외 경영 환경의 악화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작년 하반기에 임대차 계약을 5년 연장했다가 불과 몇 개월 만에 조기 폐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면세점은 남은 기간 임대료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하는 두산타워를 인수할 예정인 한국투자증권은 면세점의 호텔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면세점, 전격적인 동대문점 조기 폐쇄 결정

현대면세점은 2019년 12월 동대문점의 면세점 특허를 취득하고, 두산타워 9개층을 2020년 2월부터 5년간 임대하며 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2024년 12월 특허 기간을 5년을 연장하면서, 임대차 계약 기간을 2030년 2월로 5년 추가 연장했다. 이 계약은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며, 현대면세점의 연간 임대료는 매출액에 따라 최소 100억원, 최대 140억원이다.


현대면세점은 4월1일 동대문점의 7월 조기 폐점을 발표했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2024년 매출액 9721억원, 영업적자 28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동대문점의 2024년 거래 금액은 약 6000억원이지만, 무려 250억원 적자로 회사 전체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


현대면세점 입장에서는 연간 적자 규모가 임대료보다 커서 폐점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임대차 계약을 5년 연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폐점 결정을 내린 것이어서,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투자증권, 면세점 → 레지던스 호텔 전환 서두른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월말 두산타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두타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우선주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투증권은 동대문점이 코로나 사태를 맞고, 기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이 늦어지면서 적자규모가 커져, 현대면세점이 조기 폐점할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고 레지던스(Residence) 호텔 전환을 검토해왔다. 


동대문은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가 높아 중저가 레지던스 호텔 입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용도 변경도 가능하다. 두산타워 근처에는 JW 메리어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스카이파크 킹스타운 동대문점 등이 있으며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면세점을 호텔로 전환하려면 호실 마다 창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리테일과 오피스는 바닥 면적이 넓어서 중간 부분의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슈가 있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면세점이 지급할 잔여 기간 임대료 약 400억~450억원은 투자자 배당금과 호텔 전환 비용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