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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눈스퀘어, CAPEX 부족으로 자산가치 하락 우려

나이키, 자라 이외 우량 임차인 구하기 어려워 이지스운용, 원매자 찾지 못해 펀드 만기 2030년로 연장 인근 ‘타임워크 명동’은 4월24일 매각 입찰 진행

2025-04-10 08:23:53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이 2012년 국민연금, 경찰공제회 등 자금으로 인수한 명동 복합 쇼핑몰 ‘눈(NOON)스퀘어’ 펀드 만기가 2030년으로 다시 5년 연장됐다. 올해 3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작년부터 매각을 시도했으나, 원매자를 찾지 못해 의도치 않은 장기 보유 자산으로 남아있다.


코로나 사태 종료 이후 외국인 관광객 방문 증가로 명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지만, 눈스퀘어는 그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바로 옆의 ‘타임워크 명동’ 매각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설 투자 자금 부족으로 노후화 진행...자산가치 하락 우려

눈스퀘어는 지하 2층~지상 9층 건물인데, 1~3층을 사용하는 자라(ZARA. 23%)와 나이키(NIKE. 14%)가 전체 임대 면적의 37%를 사용한다. 쇼핑몰은 유동 인구가 많은 1~3층 매장이 임대 수입의 60~7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공유 오피스 저스트코(11%), CGV(12%), 잡화점 브랜드 위글위글(12%) 등이다. 7층은 전체가 공실이다. 

9일 오후 눈스퀘어를 방문했을 때, 1층을 제외하고는 다소 한가했다. 지하 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멈춰서 쇼핑객들이 걸어서 이동을 했고, 지상 층 에스컬레이터도 일부 층는 소음이 나서 안전에 우려가 생겼다, 일부 리테일 매장 입구에는 기계설비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건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CGV 입구는 매우 한산해,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에 밀려난 극장 업계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리테일 업계 관계자는 “눈스퀘어는 시설투자(CAPEX) 재원이 부족해 건물 관리가 잘 안되는 편”이라며 “자라와 나이키를 제외한 나머지 임차인들은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명동 중심 상권에 걸맞는 임대료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방문객 과실로 에스컬레이터 고장이 발생해 임시 정지됐으며, 자라(ZARA)의 대수선 공사(1~5층) 때문에 일부 임차인 설비가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매자를 못 찾는다...만기 연장 거듭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4년 ‘딜로이트안진’을 자문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다. 매도 희망가격은 3500억~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원매자를 찾지 못해 매각을 포기하고, 올해 3월 펀드 만기를 5년 연장했다. 2022년에도 매각 시도를 철회하고 만기를 3년 연장한바 있다.


이지스운용은 서울시가 2023년말 명동을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전광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추가 매출은 연간 1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지구단위 계획 재정비로 높이 제한 완화 및 용적률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눈스퀘어는 무엇보다 시설투자를 통해 자산가치를 유지하고,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지스는 2024년 수변전 설비 교체에 10억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5년 동안 80억원을 투자해 순차적으로 노후 설비 교체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스, 타임워크 명동 4월24일 입찰 실시

눈스퀘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오피스(40%)와 호텔(37%), 리테일(23%)이 혼합된 ‘타임워크 명동’은 4월24일 매각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오피스 임대와 호텔 영업은 무난하고, 일부 공실이 발생했던 리테일 1~3층은 CJ올리브영의 추가 임차와 피부과/클리닉 입점으로 상당 부분 채워졌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리테일 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국내 기관은 변동성이 심하고 유통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서 소외된 일반 리테일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