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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의 무덤’ 안산서 대형 생숙, 오피스텔로 탈바꿈“
안산시·시행사 협업으로 2000실 넘는 단지 용도변경 승인 11만 실 생숙 시장 정비에 중요한 전환점 가능성 평가도
주거 제한, 법적 불확실성 등으로 '애물단지'가 된 생활숙박시설(생숙)이 경기 안산에서 2000실 규모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에 성공했다.
‘생숙의 무덤’이라 불리던 지역에서 이뤄낸 이번 사례는 지자체와 시행사의 협력이 만든 이례적 성과로, 침체된 생숙 시장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산시는 단원구 성곡동 837번지 일대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 1차’(이하 ‘라군인테라스 1차’)에 대해 지난 26일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을 승인했다.
라군인테라스 1차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6월 지하 2층~지상 49층, 8개 동에 2554실의 대형 생숙 단지로 분양됐다.
당시 생숙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금 부담이 적고, 전매가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되며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정부가 ‘생숙 불법전용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을 ‘숙박시설’로 규정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후 주거 용도로 사용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까지 나오며 실거주 수분양자의 입주가 불투명해지고, 대출 제한 등 불이익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수양자들은 시행사나 건설사를 상대로 ‘사기 분양’이라며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정부는 혼란이 커지자 지난해 10월 생숙을 숙박업으로 신고하거나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라군인테라스 1차는 이 조치의 최대 수혜주가 됐다.
이 단지는 오피스텔 용도 변경 기준에 맞추기 위해 복도 폭이나 실내 안목치수 조정 등 설계변경을 단행했다. 안산시도 전용 출입구와 바닥난방 설치 의무 면제, 주차장 기준 완화 등의 행정 지원으로 이에 적극 화답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라군인테라스 1차는 지금까지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단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며 “정부의 지원방안이 발표된 이후 시행사가 미리 준비에 나서, 전반적인 정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대형 생숙 단지가 통째로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에 성공함에 따라 자구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숙 시장에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숙 문제는 시행사와 수분양자 간 이해 충돌로 용도 변경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례는 전국 생숙 정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국 생숙 18만 8000실 가운데 용도변경 대상은 공사 중인 6만 실과 사용 중인 5만 2000실 등 모두 11만 2000실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