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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L, 부자간 경영권 분쟁 후 싱가포르 랜드마크 급매각 외 4건

2025-06-11 07:52:50류정화jryu@corebeat.co.kr

CDL, 부자 경영권 분쟁 후 싱가포르 랜드마크 SGD 8억에 급매각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업체 시티 디벨롭먼트(CDL)가 사우스 비치(South Beach) 복합 단지 지분을 8억3420만 싱가포르 달러(약 8890억 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벌어진 아버지와 아들 간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 이후 나온 첫 대형 자산 매각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CDL은 과거 한국 남산 힐튼호텔을 인수했다가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한 이력도 있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회사다.


매각 대상은 싱가포르 금융중심가에 위치한 사우스 비치 복합단지의 지분 50.1%다. 말레이시아 합작 파트너인 IOI 프로퍼티스가 해당 지분을 인수해 단지 전체를 완전히 소유하게 된다. 사우스 비치는 34층 오피스 타워와 45층 JW 메리어트 호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다. 현재 임대율은 92%를 넘으며, 운영 실적도 안정적이다.


이번 매각의 배경은 복잡하다. 올해 2월 CDL 창업주인 곽렝벵(郭令明) 회장이 CEO인 아들 셔먼 곽을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화제가 됐다. 아버지는 아들이 이사회 구성을 마음대로 바꾸고 회사를 제멋대로 운영한다며 법정 다툼을 벌였다. 부자간 공개적인 싸움이 이어지자 CDL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투자자들의 신뢰도 크게 흔들렸다. 결국 3월 소송은 갑자기 취하됐지만, 후유증은 컸다.


셔먼 곽 CEO는 4월 "이 사태로 주주들의 신뢰가 흔들렸다"고 인정하며 "늘어나는 부채를 줄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CDL의 부채비율은 117%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이번 매각으로 CDL은 부채비율을 103%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07년 16억9000만 싱가포르 달러를 들여 공들여 개발한 핵심 자산을 처분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브룩필드, 맨해튼 '63 매디슨 애비뉴' 49% 지분 4억 달러 인수

브룩필드(Brookfield)가 맨해튼 미드타운 오피스 빌딩 '63 매디슨 애비뉴(63 Madison Avenue)'의 49% 지분을 약 4억 달러(약 5800억 원)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15층 규모의 건물은 27번가와 28번가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총 연면적은 80만4000㎡(약 24만3000평)에 달한다. 주요 임차인으로는 CBS, 뉴욕라이프 보험이 있으며,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가 2024년 10만2000㎡(약 3만1000평)를 임대해 지난 해 최대 규모의 오피스 임대 거래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매디슨 애비뉴 일대에서는 대형 오피스 자산 거래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RXR은 지난 5월 같은 블록에 위치한 41층 오피스 타워 '590 매디슨 애비뉴'를 약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인수했다. 티시만 스파이어(Tishman Speyer)는 소호의 '148 라파예트 스트리트'를 1억550만 달러(약 1530억 원)에 매입했고, 블랙스톤은 해당 거래에 6,830만 달러(약 990억 원)의 인수 금융을 제공했다.  블랙스톤 역시 3년 만에 오피스 시장에 복귀하며, '1345 애비뉴 오브 디 아메리카스(1345 Avenue of the Americas)'의 약 50% 지분을 인수했다.


KKR-위브 리빙, 도쿄 임대주택 6곳 추가 인수로 포트폴리오 확장

임대주택 전문업체 위브 리빙(Weave Living)과 글로벌 투자업체 KKR이 일본 멀티패밀리 합작벤처를 통해 도쿄 내 부동산 6곳을 추가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총 포트폴리오는 17개 자산으로 확대됐다.


위브 리빙 재팬 레지덴셜 벤처 I(WLJRV I)에 새로 추가된 자산은 고급 주거지역인 미나토구의 롯폰기, 미나미아자부, 시로카네 지역 3곳을 포함한다. 롯폰기와 미나미아자부 자산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위브 레지던스(Weave Residences)'로 운영되며, 공급이 제한적인 미나토구에서 고급 임대 주택을 찾는 외국계 기업 임원층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나머지 자산들은 '위브 플레이스(Weave Place)' 브랜드로 보다 다양한 임차인층을 겨냥한다.


위브 리빙 CEO 사친 도시(Sachin Doshi)는 이번에 인수한 자산들을 “도쿄 기준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물건들”이라 평가하며, 240여 개 풀옵션 임대 유닛을 올해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트폴리오 확장 발표는 위브와 KKR이 파트너십을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두 회사는 도쿄 지역 11개 부동산, 439개 유닛으로 합작투자를 시작했다. WLJRV I은 일본에서 3000개 이상의 유닛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벤처는 신축과 기존 자산 모두에 투자하며, 초기에는 도쿄에 집중하고 향후 오사카로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위브와 KKR은 서울 중심의 1200개 임대주택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한국 자산으로는 동대문구의 98실 규모 위브 플레이스와 여의도 금융중심지의 157실 규모 위브 스위트 선유 파크사이드가 있다.


캐피탈랜드, 도쿄 신주쿠 호텔 2870억원에 사들여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바꾼다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업체 캐피탈랜드 인베스트먼트가 도쿄 신주쿠구의 복합 빌딩을 300억 엔(약 2870억 원)에 인수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리포지셔닝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인수 대상은 22층 규모의 '헌드레드 스테이 도쿄 신주쿠' 빌딩이다.1992년 완공돼 2019년 리노베이션을 거쳤으며, 호텔, 주거시설, 오피스, 상업시설이 복합 구성되어 있다. 캐피탈랜드는 이 건물을 179실 규모의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 '시타딘 신주쿠 타워 도쿄'라는 새 이름으로 2026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신주쿠 오쿠보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번 인수는 캐피탈랜드가 작년 2월 만든 '애스콧 레지던스 아시아 펀드 II'로 진행됐다. 이 펀드는 6억 달러 모집 목표로 시작됐으며, 네덜란드 투자업체 바우인베스트(Bouwinvest) 7500만 달러를 출자했다. 최근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운용자산(AUM)은 약 4억 7000만 싱가포르달러(약 4200억 원)가 추가될 전망이다.


캐피탈랜드는  작년 8월 싱가포르에서 '리프 부기스'를, 12월 도쿄에서 '리프 시부야'를 각각 열었는데, 특히 '리프 시부야'는 문 연 지 3개월 만에 입주율 70%를 넘기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이 번 신주쿠 프로젝트는 펀드의 세 번째 자산이다.


일본 관광업계가 호황을 보이는 것도 투자 배경이다. 올해 4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91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첫 4개월 누적 방문객도 1440만 명으로 전년보다 24.5% 늘었다. 도쿄 호텔업계도 덩달아 좋아져 작년 객실당 수익이 코로나19 이전보다 43%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외국인 관광객 6,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어, 호텔·숙박업계의 호황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다이비루, 런던 중심가 오피스 빌딩 1억6900만 파운드에 인수

일본 부동산 회사 다이비루(Daibiru)가 런던 중심가의 프리미엄 오피스 빌딩을 1억6900만 파운드(약 2880억 원)에 인수했다.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쓰이 오에스케이 라인즈(Mitsui O.S.K. Lines)의 자회사인 다이비루는 영란은행 인근에 위치한 '캐피털 하우스(Capital House)'를 베어링스(Barings)로부터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캐피털 하우스는 런던 금융가 킹 윌리엄 스트리트에 있는 11만3000㎡(약 3만4000평)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베어링스가 2021년 사들인 뒤 1100만 파운드(약 19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현재 로스차일드(Rothschild), 레드번(Redburn) 등 글로벌 금융사 7곳이 주요 임차인으로 입주해 있으며, 1층에는 프렛 어 망제(Pret A Manger)와 세인즈버리(Sainsbury's) 등 리테일 테넌트도 입점해 있다.


이번 거래는 해외 자산 확보에 나선 일본 기업들의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런던 금융시장에 대한 아시아 투자자의 꾸준한 관심을 반영한다. 다이비루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엔저 국면 속에서도 우량 해외 자산 확보를 통한 리스크 분산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