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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낮추는 롯데건설...근본 문제 해결 없인 시장 반응 ‘싸늘’

4개 롯데 계열사 이자율 2.16%포인트 인하 시중은행과도 이달 내 협상 완료 전망

2025-07-16 09:15:17김우영kwy@corebeat.co.kr

롯데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소를 위해 만든 프로젝트샬롯펀드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있다. 롯데그룹 4개 계열사로부터 조달한 7000억원에 대한 이자율을 낮춘데 이어 12000억원을 빌려준 은행들과도 협상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 롯데정밀화학과 롯데물산, 호텔롯데, 롯데캐피탈은 프로젝트샬롯 펀드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공시했다공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이자율을 종전 10.7%에서 8.54%2.16%포인트 낮췄다. 만기와 롯데건설의 담보 제공 등 다른 조건은 변함이 없다.


프로젝트샬롯 펀드는 만기가 임박한 롯데건설의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함으로써 채무 부담을 중장기로 분산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만들어졌다2300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후순위로 참여했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물산이 각각 2000억원, 호텔롯데와 롯데캐피탈은 각각 1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지원했다.


롯데건설은 또 선순위로 펀드에 참여한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및 산업은행과 이자율 인하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지원 규모는 12000억원에 달하며 이자율은 8.5% 수준이다.


시장에선 펀드 조성 당시 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한 탓에 고금리가 불가피했지만 이후 유동성 여건이 개선된 만큼 이자율이 7%대로 내려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큰 틀에선 합의에 도달한 만큼 이달 안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 비용 감소에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

다만 롯데건설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자율 하향 조정으로 롯데건설의 부담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담을 발생시킨 근본 원인인 과중한 PF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신평·한기평·나신평)는 일제히 롯데건설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함께 PF 우발채무 부담이 신용등급 하락의 핵심 이유였다.


실제 롯데건설의 순차입금은 PF 부실이 극에 달했던 2022년 3조3600억원에서 이듬해 9200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이후 다시 증가해 올해 1분기 말 현재 1조6900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올해 1분기 현재 205.8%로 2022년 말(264.8%) 이후 다시 200% 대로 올라섰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 강등 이후 진행한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선 전량 미매각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롯데건설은 이자 부담이 줄었지만 대주단인 롯데정밀화학 등 4개 기업의 이자 수익은 줄었단 점에서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엇보다 롯데케미칼 등 그룹 주력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훨씬 민감한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자율 하락으로 아낄 수 있는 비용이 적진 않지만 PF 우발채무 부담이 실질적으로 많이 감소되지 않는 한 롯데건설을 둘러싼 신중한 시선이 달라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