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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에 100조원씩 퍼붓는 美빅테크들이 만들어 가는 무서운 세상

자본적지출(Capex)이 연구개발(R&D) 비용 추월 유형자산에 무관심했 빅테크들, 데이터센터는 직접 대규모 투자 남다른 기술력으로 만든 '경제적 해자'를 유형자산으로 더 깊게 만들어 AI 생태계에서 양극화를 넘어 생사를 가를 데이터센터에 국가적 투자 필요

2025-08-01 09:04:58김우영kwy@corebeat.co.kr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미국 기업들은 회계연도가 저마다 다르지만 편의상 4~6월을 2분기로 통칭하겠습니다) 실적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그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막대한 자본적지출(Capital Expenditure·Capex)입니다. 메타는 연간 Capex 규모를 당초 제시한 600~650억달러에서 640~720억달러로 높였습니다. 대략 우리돈으로 100조원 가량을 유형자산(PPE · Property, plant and equipment)을 사들이는데 쓰겠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금액이죠. 참고로 서울시 1년 전체 예산이 50조원이 약간 안됩니다. 미국의 한 개 기업이, 전체 지출도 아니고 Capex투자에만 서울시 2년치 예산을 쏟아 붓는 것입니다.

이러한 엄청난 Capex투자는 예전의 빅테크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Asset)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제조업에 비하면 매우 작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2018년 전체 자산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입니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전체 자산의 40% 이상을 유형자산으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대지 위에 세워진 거대한 반도체 공장과 그 안에 들어찬 수많은 기계설비가 바로 삼성전자의 핵심 자산들입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건물과 서버 시설 외에 딱히 유형자산이라고 할만한 게 없습니다. 장부에는 잡히지 않는 우수한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자산이겠죠.

이처럼 미 빅테크와 한국 제조대기업의 자산 구성 차이는 기업 운영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했으며 그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유형자산이 많다는 건 그만큼 거느리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주고 대체해주고 늘려주고 새로 더 만들고, 아무튼 계속해서 돈이 들어갑니다. 2024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Capex에 55조원을 썼습니다. 연구개발(R&D)에는 35조원을 썼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완전히 다릅니다.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R&D에 쓴 돈은 147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Capex투자는 116억달러(약 16조원)로 비교적 적습니다.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구글, 메타 등 다른 빅테크들도 R&D가 나가는 돈의 핵심이었습니다. 빅테크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우월한 기술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경쟁자와 그 수준 차이 벌리는 것으로, 이를 위해선 당연히 R&D가 기업 경영의 중심이었습니다. 비용지출도 자연히 이에 맞춰졌고요.  서버 운영 등 일정한 유형자산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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