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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오헤어 몸값 8000억원, 미용실 '알짜 땅' 덕분

K-헤어 플랫폼 성장 기대 직영 구조에 따른 부동산 가치 수천억원

2025-09-03 08:44:49김우영kwy@corebeat.co.kr

국내 최대 미용실 업체 '준오헤어'가 블랙스톤에 인수된다.


3일 블랙스톤은 준오헤어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준오헤어가 자사 지분 100% 가치를 8000억원으로 상정하고 매각 협상을 벌여왔던 만큼 인수대금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K-뷰티'의 바람 속에 준오헤어 몸값이 뛰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엔 화장품 팩키징 기업 삼화 지분 100%가 KKR에 8000억원에 인수됐다. 불과 2년 전 TPG캐피탈의 매입 금액 3000억원의 2.5배에 달한다.


준오헤어는 전국 180여개 지점에서 3000여명의 최상급 미용사를 보유한 국내 최대 미용 업체다. 


여기에 그간 준오아카데미를 통해 우수 인력을 양성해온 경험과 상향 표준화된 서비스 체계도 갖추고 있어 글로벌 확장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단순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닌 'K-미용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인수가격을 뛰게 한 동력으로 보인다.


[준오헤어 홈페이지 갈무리]

준오헤어, 유럽 최대 미용실 업체 기업가치 2배 수준

그럼에도 8000억원이란 몸값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 2011년 미국 미용실 체인업체 Regis Corporation은 유럽의 Provalliance 지분을 17%를 사들일 때 5600만달러, 약 780억원을 지불했다. 이를 지분 100%로 단순 환산하면 유럽 최대 미용실 업체 기업가치는 4500억원 수준이다.


Regis와 블랙스톤 모두 경영권과는 무관하다. 이미 2008년 지분 29%를 사들인 Regis는 추가 지분 확보로 총 지분을 46%로 늘렸지만 Provalliance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준오헤어 역시 강윤선 대표이사가 계속 대표직을 유지하며 경영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준오헤어의 몸값의 비밀은 사업구조와 그에 따른 보유자산, 정확히는 부동산 가치에 있다.


준오헤어는 대부분의 미용실 매장을 점주(미용사)와 공동투자하는 방식으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유럽의 Provalliance는 직영보다는 프랜차이즈 형태다.


일반적으로 M&A에서 직영형태가 프랜차이즈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다. 서비스 측면에서 일관된 품질을 제공하고 브랜드 가치를 더 우수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자산, 특히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거나 통제하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월등하고 현금흐름도 안정적일 수 있다.


부동산 장부가만 2000억원

준오헤어의 가치는 바로 부동산 자산 나온다.


준오헤어는 대표법인 '준오'외에 준오뷰티, 준오디포, 준오아카데미, 준오센트로드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법인들은 서울 강남을 비롯해 곳곳에 크고 작은 토지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준오와 준오디포 감사보고서를 보면 '주요사업'으로 미용보다 '부동산 임대업'이 먼저 명기돼 있다. 준오센트로드는 아예 '부동산 개발 및 매매업'을 전담으로 2021년 설립됐다. 준오아카데미도 임대업을 주요사업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들 법인들이 보유한 부동산(토지 및 건물) 장부가격을 모두 합하면 2000억원에 육박한다. 토지의 경우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가치는 당연히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준오헤어 기업가치는 탄탄한 부동산 가치에 'K-뷰티 플랫폼' 성장 가능성이 더해져 산출되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