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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은 넘치는데 수요는?...서울 오피스 빌딩에 드리우는 수요 둔화의 그늘
기업 이익 부진 속 고용 정체...빌딩 임차 수요 제약 오피스 등급에 따른 공실 우려 차별화 기업 친화적 오피스가 생존 열쇠
제법 가을 바람이 불면서 하늘도 한발짝 빨리 어두워집니다. 그 덕에 서울 주요 업무지구 높다란 빌딩들은 더욱 환하게 빛납니다.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은 활황세입니다. 상반기에만 12조원 가까이 거래됐으며, 이대로라면 연간 역대 최고 거래규모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규 공급될 빌딩들도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그 빌딩을 맞이하는 환호성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프라임 등급 오피스들은 무난히 임차인을 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2015년 이후 한국 오피스 시장은 기업의 신규 투자가 늘면서 오피스 임차 수요도 증가해 공급을 흡수했습니다. 공급과 수요가 발을 맞춰 함께 뛴 호황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최근 2~3년 사이 기업은 투자보단 비용 절감, 사업 재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피스 공급은 금리 인하와 서울시 정책 인센티브 등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구조적으로 어긋나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공급은 데이터로 가시화됩니다. 누가, 언제, 어떤 규모로 짓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는 그렇지 않습니다. 좁게는 기업의 고용규모부터 넓게는 한국 경제 성장률까지, 저변을 흐르는 중장기 매크로 요소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공급과 그렇지 않은 수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보이는 것을 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공급만으로 시장이 성장할리 만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