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정책

강남 도산대로, 글로벌 관광·비즈니스 벨트로 변신

업무·판매시설 규제 완화...대형 복합개발 본격화 업계, ‘포스트 테헤란로’ 부상 가능성에도 주목

2025-09-17 08:43:2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서 영동대교 남단을 잇는 도산대로 일대가 의료관광, 공연장, 호텔 등 특성화 시설이 밀집된 복합 개발지로 재편된다. 이를 위해 업무시설과 판매시설 규모 제한이 완화되는 등 각종 규제도 대폭 풀린다. 


강남 도심 내 최대 미개발지인 도산대로가 ‘포스트 테헤란로’로 자리 잡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도산대로, 강남 도심의 신규 개발축으로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도산대로 일대를 체계적으로 관리·개발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구청은 “도산대로 일대에 위례신사선·위례과천선·청담IC 신설이 예정돼 있고, 역세권 활성화 사업도 확산되는 만큼 도산대로를 강남 도심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열람 공고 중인 ‘도산대로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은 신사역~영동대교 남단까지 약 3.1km, 총 80만㎡(약 24만245평)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지의 86% 이상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계획안대로 확정되면 준주거지역 수준으로 행위 제한이 완화된다.


가장 큰 변화는 업무·판매시설 바닥면적 합계 제한의 완화다. 현재는 업무시설 3000㎡, 판매시설 2000㎡ 미만으로 묶여 있으나, 개선안이 확정되면 대형 오피스·리테일 복합개발이 가능해진다. 용적률 상한과 건축물 높이에도 공공기여 조건 충족 시 인센티브가 주어져 추가 개발 여력이 확보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호텔·공연장을 결합한 집객형 상품 개발 기획도 가능하다.


또 권역별 특화 전략도 마련됐다. △신사역~도산공원사거리 구간(A구역)은 의료관광호텔·메디컬·뷰티·패션 △도산공원사거리~학동사거리(B구역)는 하이엔드 상업·문화 △학동사거리~영동대교 남단(C구역)은 글로벌 관광·문화시설 밀집지역으로 육성한다. 이면지역(D구역)은 음식점·공연장·판매시설 등 가로 활성화를 통한 보행 네트워크 강화가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획이 도산대로를 청담·압구정과 연계된 글로벌 비즈니스·관광 벨트로 만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의료관광과 럭셔리 호텔, 문화 콘텐츠는 해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분야여서 외국계 자본의 유입도 기대된다.


프리마호텔 재건축, 랜드마크 신호탄

계획안의 상징적 사업은 청담동 프리마호텔 재건축이다. 신세계청담PFV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부지 4731㎡(약 1431평), 연면적 6만188㎡(약 1만8207평), 지하 8층~지상 49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건물로 개발된다. 전체 용적률의 절반 이상이 5성급 이상 호텔로 채워지고, 오피스텔과 문화시설이 함께 도입된다. 사업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 7월부터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는 프리마호텔 재건축을 도산대로 지구단위계획 완화 효과를 가늠할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강남권 대표 호텔이라는 상징성과 입지를 바탕으로 해외 관광객과 글로벌 브랜드 유치를 이끌어낼 마중물이자, ‘포스트 테헤란로’로 부상시킬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계획은 단순 규제 완화를 넘어 강남 도심의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의미도 지닌다. 고급 호텔, 의료관광, 전시장·공연장 등 집객형 시설은 안정적인 운영수익과 함께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있다. 다만 교통 인프라 확충, 공공기여 부담, 문화 콘텐츠 지속성 확보 여부는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강남구는 주민 의견 수렴 후 관련 부처 협의와 도시계획위 심의를 거쳐 연내 최종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도심 내 최대 미개발지인 도산대로 축에 대형 개발의 문이 열린 셈”이라며, “교통망 개선과 맞물려 강남 도심 투자 지형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