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잠에서 깨어나는 용산①-12년 만에 재개된 초대형 개발사업
‘Gate City’ 용산...서울 신(新)중심이자 글로벌 관문도시 공공·민간 혼합형 전환...코레일·SH가 초기 인프라 전담 초고밀 개발·4개 신규 교통망·글로벌 정주 생태계로 재구성
지난 11월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YIBD) 개발사업이 기공식을 열고 새로운 출발을 공식화했다. 민간 주도로 추진되다 2013년 중단된 지 12년 만의 재개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의 멈춤을 넘어 1000년을 여는 첫 삽을 뜨게 됐다”며 “용산을 서울의 새로운 중심(Yongsan Seoul Core)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종전의 민간 단독 리스크 부담 구조(2007~2013년)와 달리, 코레일과 SH가 토지 제공·계획수립·인허가·기반시설 조성 등 사업 초기 단계를 책임지고 이후에 민간이 참여하는 ‘공공·민간 혼합형’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실시계획 인가를 고시하며 법적 기반도 확보했다.

IM에 담긴 51조 프로젝트의 꿈
사업의 구체적 방향은 최근 국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작성된 투자설명서(IM)에 담겼다.
1일 IM에 따르면 사업 시행기간은 2024년 11월 28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이 기간에 기반시설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한다. 총 사업비는 51조 원, 부지 면적은 45만6099㎡(13만7970평)이다.
사업 부지는 △국제업무(A1~4) △업무복합(B3~10) △업무지원(C1~5) △복합문화(D1) 등 4개 구역(Zone)으로 구성된다.
국제업무구역은 국제업무·전시컨벤션·문화시설·광역환승 기능을 갖추며, 용적률 900~1000%, 최고 높이 400m(80층 내외)의 초고밀 개발이 허용된다.
업무복합구역에는 ICT 기반 신사업 업무시설 및 관련 기업 종사자 주거시설이 들어서며 용적률은 800%(B10은 400%)가 적용된다. 용산전자상가·현대R&D센터와 기능적 연계도 추진된다.
업무지원구역(C1~5)은 교육·의료·내외국인 주거 등 지원기능을 담당하며 용적률 700%가 적용된다. 복합문화구역(D1)은 현 철도회관 자리에 조성되며 업무·상업 기능이 배치된다.
사업 수행은 코레일이 기본계획·인허가·토지공급을, SH가 토지보상·설계·공사를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관문 도시 변신 위한 교통망 대거 확충
서울과 국내 전역, 세계 와의 연결성을 강화한 측면에서 용산의 서울의 '관문도시(Gate City)’로 변신할 전망이다.
다양한 교통망 확충 계획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기존 7개 철도 노선에 더해 GTX-B, 용산–속초선(KTX), 신분당선 복선전철, 공항철도 연장선 등 4개 신규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인천국제공항 약 1시간, 김포공항 약 40분이라는 현재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 구역을 ‘영어 친화 지구’로 조성하고, 외국인 학교·병원·주거시설을 확보하도록 명시했다. 단순한 업무지구를 넘어 글로벌 임직원이 생활까지 할 수 있는 ‘정주 생태계’를 마련하려는 뜻이다. 국제업무구역, A1 블록에는 7500㎡(약 2300평) 내외 규모의 회의장·전시장과 400실 내외의 관광숙박시설을 의무 배치하도록 해 국제 행사 수용 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용산공원과 한강 워터프런트에 맞닿은 입지는 쾌적한 생활환경과 레저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헤드쿼터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요소로 평가된다.
ESG 전략도 뚜렷하다. IM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5등급 권장 △획지 면적 100% 이상 녹지 확보 등을 제시했다. 향후 운영비(OPEX) 절감은 물론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그린 프리미엄’ 선호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조치로 인허가·토지비 등 초기 부담이 크게 낮아졌고, 단계별 추진 구조로 민간의 경기 리스크도 줄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시계획 인가는 용산의 가치를 ‘잠재력’에서 ‘법적으로 확정된 우량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이 기반시설을 담당함으로써 민간은 금융 리스크를 최소한 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다만 “남아 있는 정치적 리스크 관리가 향후 사업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정권 및 시정부 변화에 따른 정책 일관성 유지가 사업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편에서는 ‘Gate City 용산’이 서울 오피스 시장의 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를 심층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