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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판토스가 100% 공실 물류센터 인수한 이유

화주(貨主) 없는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2250억원에 인수 자가(自家) 전략 센터로 활용해 해외 역직구 물류에 승부수

2025-02-27 08:27:1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LX그룹 계열의 LX판토스가 100% 공실 상태인 대형 물류센터를 인수하며 급증하고 있는 해외 직구(직접 구매) 및 역(逆)직구 배송에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에서는 쿠팡을 제외하고 물류 기업이 자체적으로 물류센터를 보유한 경우가 거의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역직구는 K컬쳐 바람을 타고 급증하고 있으며, 해외 직구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X판토스, 메가와이즈청라 물류센터 인수 과정

메가와이즈청라㈜는 과거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하다가 2019년 물류센터로 업종 변경한 이후에 인천 서구 원창동 일대에 대규모 물류센터 건축에 나섰다. 2021년 8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2100억원약정을 맺고 보미건설과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8월 PF 대출(1820억원) 만기 및 준공 기한이었으나, 보미건설이 이를 지키지 못해 시행사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했다. 이후 대출 만기는 2025년 4월로 연장됐는데 LX판토스가 물류센터를 2250억원에 인수함에 따라 PF 대출 상환이 가능하게 됐다. 


메가와이즈 물류센터는 연면적 14만2852㎡(약 4만3200평)으로 처음에는 저온 5개층, 상온 5개층으로 설계됐으나, 저온 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보미건설이 설계변경을 통해 100% 상온으로 전환했다.



LX판토스, K컬쳐 바람 타는 해외 역직구에 주목

관세청에 따르면, 온라인 해외 역직구는 2019년 5억6000만달러에서 2024년 29억4000만 달러로 5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 드라마와 음악 등이 해외 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4년 3분기 기준 화장품 판매 비중이 57.7%로 가장 높고, 패션(17.0%), 음반/비디오(6.4%)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도 중국 비중이 줄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e-커머스를 통한 해외 직접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LX판토스는 인천공항과 가까운 원창동 물류센터를 ‘K컬쳐 플래그십 센터’로 삼아 뷰티, 의류, 음반 등 K컬쳐 제품의 e-커머스 및 해외 배송 사업을 키워갈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통상 물류회사는 화주의 물동량을 확보해 2~3년 단위 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를 임차한다”며 “LX판토스가 100% 공실 물류센터를 인수한 것은 화주를 충분히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미건설은 인천 지역 저온 창고의 공실률이 40%를 넘는 위기 상황에서, 과감하게 저온을 상온으로 전환해 성공적으로 PF 대출 상환에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