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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부산 화재와 홈플러스 사태에 눈물 짓는 BNK금융그룹

1061억 대손충당금 반영으로 2024년 계열사 실적 대거 추락 BNK투자증권 등 일부는 당기순이익 흑자에서 적자 전환

2025-03-11 08:20:36황재성js.hwang@corebeat.co.kr

BNK금융그룹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앤드 리조트’(이하 반얀트리 부산) 화재 사고와 홈플러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얀트리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와 홈플러스가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관련 채권 회수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로 1000억 원대의 대손충담금을 추가 적립하면서 지난해 계열사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고, 일부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일까지 겪게 됐다.

역대 최고 순이익 기록 달성의 꿈도 물거품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거래기업 회생 신청에 따른 (2024년 지주와 계열사의) 재무제표 수정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반얀트리 부산의 시공사인 삼정기업 삼정이앤씨 등과 시행사인 루펜티스에 대한 대출 관련 충당금 1061억 원을 2024년도 재무제표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BNK금융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754억 원에서 8759억 원으로 995억 원이 줄었다. 그 결과 전년 대비 증감율은 21.7%에서 9.3%로 12.4%포인트(p)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8241억 원에서 7500억 원으로 741억 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도 8027억 원에서 7285억 원으로 742억 원이 각각 감소했다. 


특히 자회사인 BNK투자증권의 타격이 컸다. 이자 이익과 트레이딩(운용/중개) 부문의 수익 개선으로 52억 원의 흑자를 기대했으나 이번 수정을 통해 1억 655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부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당초 발표(4555억 원)에서 4106억 원으로 449억 원 줄었고, BNK캐피탈(감소액 178억 원), 경남은행(61억 원) 등도 적잖은 이익 축소를 감내해야 했다.


이에 따라 BNK금융그룹이 기대했던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 기록 달성의 꿈은 무산됐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2월 6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027억 원을 달성했다”며 “2022년(7850억 원)을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공시했다.


한신평, 반얀트리 부산 시공사 부실화가 직격탄 지적

BNK금융그룹 가계부에 빨간줄이 그어진 데에는 반얀트리 부산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의 법정관리 신청이 직격탄이 됐다. 


이들은 지난 2월 27일 부산회생법원에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2500억여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반얀트리 부산 화재로 잔여 공사비 채권 회수가 불투명해졌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국신용평가(KR)는 이와 관련해 10일 펴낸 보고서 ‘삼정기업 부실화가 BNK금융그룹에 미치는 영향’에서 “삼정기업과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가 2026억 원이며, 기타 삼정기업 관계사 여신은 2950억 원”이라며 “관련 채권 회수 가능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다만 “(이런 결과가 미칠) BNK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인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도 지난 4일 보고서 ‘은행 자사주 매입 본격적으로 시작’을 통해 “BNK금융지주의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 익스포저는 약 4000억 원 내외로 부산은행 980억 원을 포함해 그룹사 여신이 약 1450억 원이고, 나머지 2500억원 내외가 PF대출로 알려졌다”며 추가 충당금 적립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난 3일 전격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홈플러스도 BNK금융그룹에 악재로 작용했다. 홈플러스는 자체 신용도가 낮은 탓에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인 ABCP나 전기단기사채(전단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홈플러스 CP 판매를 주관한 증권사 가운데 하나가 BNK투자증권으로, 약 220억 원 정도를 책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