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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쳐타워는 얼마에 거래될까

크리스탈스퀘어와 SFC 중간 수준에서 결정될 듯 크리스탈스퀘어, 2월 3.3m²당 3700만 원에 딜클로징 SFC 입찰 참여자들, 3.3m²당 3300만 원 제시

2025-04-04 08:53:02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올해 오피스 빌딩 매매 시장의 최대어가 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중구 을지로 시그니쳐타워는 과연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격에 소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그니쳐타워 가치평가의 가늠자로 올해 2월 3.3m²당 3700만 원에 거래가 종료된 크리스탈스퀘어와 작년 12월 매각 입찰에서 응찰자들이 3300만 원을 제시한 서울파이낸스센터(SFC)가 거론되고 있다.

4일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시그니쳐타워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을 위해 부동산 자문사들을 대상으로 PT를 실시했다. 이지스운용은 조만간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뒤 상반기 중 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스운용은 2017년 국민연금으로터 받은 자금으로 조성한 1호 코어 플랫폼 펀드를 활용해 시그니쳐타워와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을 매입한 바 있다. 두 자산을 동시에 매각하고 있는 이지스운용은 얼마전 포포인츠 명동 매각을 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으며, 상반기 중 매각 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준공된 시그니쳐타워는 지하6층~지상 17층, 2개 동, 연면적 9만9997m²(약 3만249평)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이지스운용은 2017년 신한자산운용으로부터 약 7200억 원에 이 빌딩을 인수했다.


업계는 시그니쳐타워의 거래 가격이 크리스탈스퀘어와 SFC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탈스퀘어의 경우 LB자산운용이 SI인 신라젠과 리드코프를 유치해 입찰에 참여해 우협에 선정된 뒤 지난 2월 딜클로징에 성공했다. LB자산운용이 제시한 가격은 3.3m²당 3700만 원 수준이다. 거래 가격이 2000억 원 수준으로 중소형 규모인데다 SI가 투자자로 참여했기 때문에 LB자산운용이 공격적인 수준의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SFC)는 매도자인 GIC가 지난해 12월 매각 입찰을 실시한 뒤 2차 가격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매수 후보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해 결국 매각을 포기했다. GIC는 3.3m²당 3000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을 기대했지만 입찰 참여자들은 3300만 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SFC는 2001년 준공된 지 24년이 지난 만큼 노후화돼 리노베이션이 필요하고 호텔 용도로 건축돼 오피스 빌딩에 비해 층고가 낮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신축 오피스 빌딩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SI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대형 자산이라는 점도 SFC 매각 보류에 영향을 미쳤다. SFC 매각 입찰에는 코람코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벤탈그린오크(BGO) 등 3곳이 참여하는데 그쳤다.


시그니쳐타워는 준공 시기나 규모 면에서 크리스탈스퀘어보다는 SFC에 가깝다. 시그니쳐타워는 SFC보다 10년 늦은 2011년 준공돼 14년 된 빌딩이다. 시그니쳐타워의 연면적은 3만249평으로, 크리스탈스퀘어(5572평)의 5배가 넘고, SFC(3만6117평)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임차인들이 입지가 뛰어난 시그니쳐타워를 선호한다는 점은 업사이드 포텐셜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2018년 5월부터 시그니쳐타워 서관 4, 5층에 사용하다가 작년 7월 강동구 천호동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이전한 뒤 본사 사옥 재건축으로 임시거처를 찾던 코리안리로 채워졌다.


루이비통, 티파니, 태그호이어 등 해외 명품 회사들의 한국 법인들도 시그니쳐타워에 입주해 있다. 최근 새로 입주하는 임차인들의 3.3m²당 NOC는 34만 원 수준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FI들은 향후 오피스 공급이 몰려 있는 CBD보다는 GBD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FI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시그니쳐타워 매각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