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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맨해튼 오피스 지분 인수에 1조2000억 원 조달
- CMBS 8억5000만 달러로 맨해튼 프라임 오피스 지분 확보 - 오피스 비중 60%→2%로 줄였던 블랙스톤, 전략 선회(?)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이 뉴욕 미드타운 중심부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 ‘1345 애비뉴 오브 디 아메리카스(1345 Avenue of the Americas)’ 지분 49% 인수를 위해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CMBS) 8억5000만 달러(약 1조2300억 원)를 확보했다. 이 자금은 8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6억 달러(약 8700억 원) 대출을 대체한다.
모건 스탠리가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와 대주단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블랙스톤이 인수한 지분은 기관 투자자 보유 물량이다. 나머지 지분 51%는 1915년 설립된 뉴욕 부동산 명문가 피셔 브라더스(Fisher Brothers)가 계속 보유하고 있다.
이 오피스 타워는 연면적 17만6000㎡(약 5만3000평), 50층 규모로 팬데믹 기간에 공실률이 크게 상승했으나,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현재 입주율은 96%에 달하며, 2023년에 뉴욕시 최대 규모의 오피스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글로벌 로펌 폴 와이스 리프킨드 와튼 앤 개리슨(Paul, Weiss, Rifkind, Wharton & Garrison)이 전체 면적의 38%(약 71,000㎡)를 임차해 2047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블랙스톤, 오피스 시장으로 재진입
당초 블랙스톤은 이 건물의 기존 대출을 리파이낸싱하기 위한 목적으로 접근했지만, 뉴욕 프리미엄 오피스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전략적 지분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최근 블랙스톤이 다시 오피스 자산에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블랙스톤은 2007년 당시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이 오피스였지만, 이후 물류센터과 데이터센터, 임대주택 등으로 중심을 옮기면서 현재 오피스 비중이 2% 미만으로 줄었다. 그러나 최근 8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대출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이번 거래는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 대한 전략적 재진입을 의미한다.
뉴욕 맨해튼 오피스 시장은 3월 말 공실률이 16%로 여전히 높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시설이 현대화된 프리미엄 오피스 자산은 높은 입주율을 기록하며 견고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면적을 축소하는 대신, 더 나은 입지와 시설을 갖춘 곳으로 ‘업그레이드(flight to quality)’하는 수요가 확산되면서, 프라임 자산에 대한 선별적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블랙스톤 투자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에게도 뉴욕 오피스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