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규제

군인공제회, 카자흐스탄 물류센터 투자 530억 전액 손실

자회사는 생숙 시공사 참여했다가 367억 대위변제 감사원, 건설근로자공제회 CIO 검찰 수사 요청 국민연금/KIC 등 11개 기관 대체 투자 손실률 1.7%

2025-05-28 08:47:1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대체 투자는 장기 투자와 투자금 미()회수의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데도, 기초적인 자료 검토를 누락하거나, 투자 담당 직원들이 직위를 이용한 사익(私益) 추구 행위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4년초부터 1년 넘게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9개 주요 공제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주요 연기금은 부동산과 인프라, 기업금융 등 대체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2023년에는 전체 투자금액의 50%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부동산이 43%를 차지한다.


11개 연기금의 대체 투자금액은 2973000억원이며, 손실금액은 51976억원(1.7%)으로 집계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군인공제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 적발 사항이 많았다.



군인공제회, 이해되지 않는 카자흐스탄 물류센터 투자...자회사는 생숙 사업으로 367억원 변제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2007년 카자흐스탄 물류센터에 530억원을 투자했으나, 아직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공제회는 투자 당시 동업하기로 한 현지법인과 갈등이 불거져 배당을 전혀 받지 못했고, 2018년 소송을 통해 물류센터 소유권을 확보했다. 현지법인 카자흐스탄 대표는 그동안 물류센터 운영으로 약 220억원 매출을 올렸으나, 공제회는 투자 원금은 물론 배당도 전혀 받지 못했다.


공제회 자회사인 공우이엔씨는 2019년 총 사업비 719억원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에 시공사로 참여했다. 그런데 분양률이 16%에 불과해 2022년 사업이 무산됐다. 이 회사 매출은 전기 관련 공사 97억원이 전부인데, 무리하게 책임준공 의무와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 인수 부담까지 졌다. 이 때문에 공제회는 그동안의 사업 지출금 367억원을 전액 변제했다. 공우이엔씨가 사실상 공동 시행사 역할을 맡아서, 상급 기관인 공제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생략됐다. 감사 결과 시행사 대표는 2020년 공사비 27억원 횡령 혐의으로 구속됐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수원 물류센터 임차 구조 혼동해 투자 원금 회수 '빨간 불'

건설근로자공제회는 20208월 물류센터 펀드에 205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에쿼티(equity) 355억원, 담보대출 600억원 등 총 955억원에 수원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펀드 만기는 20238월인데, 책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A사가 20235월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담보 대출 600억원을 갚지 못해 11월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이 물류센터가 다른 센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며, A사는 대부분의 물류공간을 다른 회사에 전대(轉貸)하면서 역마진을 보고 있었는데, 공제회는 연면적을 혼동해 전대차 계약으로 오히려 이익을 내는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물류센터는 202311월 최저가 725억원에도 매각되지 않아, 투자 원금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감사원은 지인 소개로 스페인 물류센터에 공제회 자금 300억원을 투자하면서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26000만원을 리베이트로 받은 CIO(최고투자책임자)의 파면을 건설근로자공제회에 건의하는 한편,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