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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필드, IFC 보유로 급선회...펀드 새판 짜는 이유는?

펀드 이전해 LP 재구성 국내 연기금은 IFC 투자 기회

2025-09-11 08:19:43김우영kwy@corebeat.co.kr

브룩필드가 서울 여의도 IFC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룩필드는 당초 계획했던 통매각이 불발된 뒤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어 작년 콘래드호텔을 우선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보유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기존 투자 펀드는 엑시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펀드는 약 8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가 조성되면 기존 투자자들은 10년만에 엑시트하게 된다. 기존 펀드 투자자 일부는 계속해서 새 펀드에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외 연기금들이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패키지 매각 실패 후 전략 수정

브룩필드는 2016년 IFC를 개발사인 AIG로부터 2조55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구조는 한국에 개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각각의 SPC가 오피스 동(One-Three IFC)과 IFC몰, 콘래드호텔을 자산으로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어 싱가포르에 펀드를 설정해 해당 펀드가 각 SPC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IFC를 인수하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클로징에 실패한 뒤 이어지고 있는 200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이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서 벌어지는 것이 바로 이 같은 구조 때문이다.


브룩필드는 미래에셋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패키지 매각으로 자산을 일괄 엑시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거래가 무산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브룩필드는 2024년 콘래드호텔만 ARA자산운용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남아 있는 오피스 빌딩 3동과 IFC몰을 분리 매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투자공사, 투자금 회수 요구

하지만 브룩필드는 최근 방향을 급선회했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개별 매각보다는 새로운 펀드로 재구조화해 보유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앞서 콘래드호텔 매각 가격은 50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나머지 자산을 인수하는 가격은 3조7000억원이다. 둘을 더하면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유동성이 풍부해 부동산 정점기였던 지난 2022년 미래에셋이 제시한 가격 4조1000억원보다 높다.


가격 단순 비교는 어렵다. 임대료 상승을 감안하면 자산가치가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 중 일부가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서 브룩필드는 고민에 빠졌다. 특히 중국투자공사(CIC)는 강력히 엑시트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자산가치가 견조하다며 잔류를 선택해 LP 간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브룩필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선택했다. 기존 펀드에 담긴 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이전하고, 이 펀드에 새 투자자를 유치해 기존 투자자가 엑시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작업은 JLL(존스랑라살)이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연기금, 트로피 자산 투자 기회

국내 연기금들은 이번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기존 펀드의 수익자들은 모두 외국계 투자자들이었다.


브룩필드는 배당 기준 수익률 6%, IRR은 11% 초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12만5547평에 달하는 IFC는 공실률이 '제로'(0)에 가까운 데다 자산가치 상승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수익률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연기금이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코어 자산으로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좋은 기회"라며 "IFC는 서울 오피스 시장의 트로피 자산인 만큼 장기 운용 수요와도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