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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재개발 다핵화①-강남·잠실 고밀 복합개발 기반 마련

서울시, 강남·잠실 포함 재개발 계획 변경안 확정 용적률 880%, 50층 이상 개발 가능...민간 투자 주목

2025-09-18 08:36:58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서울시가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대상지에 강남과 잠실, 창동·상계를 추가했다. 또 높이 제한과 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해 개발 밀도를 높였다. 노후 도심 기능 회복과 고밀 복합도시 조성을 통한 서울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이에 따라 정체됐던 강남업무지구(GBD)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헤란로와 도산대로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개발은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울시 도시재개발 권역에 강남·잠실 포함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7일 제15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부문)’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노후화된 도심 기능 회복과 민간 주도의 활력 있는 도시 재생을 목표로, 상업·준주거·준공업지역 중 효율적 토지 활용이 시급한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복합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내용은 △정비가능구역 확대 △높이 기준 완화 △용적률 체계 개편 △의무 비주거비율 완화 △시니어주택·숙박인프라 공급 확대다.


수정안은 주민 재공람(14일)을 거쳐 10월 하순 확정·고시되며, 이후 재개발사업에 적용된다. 강남·잠실이 편입되면서 종전 CBD(종로·중구), YBD(여의도)에 집중됐던 개발축이 동남권과 동북 지역으로 확산될 기반이 마련됐다.


강남은 글로벌 IT·금융 기업이 밀집했으나 준공 20년 이상 오피스 비중이 높아 리모델링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편입으로 용적률 인센티브와 높이 완화, 기반시설 확충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가능해졌다.


잠실은 MICE 복합개발과 맞물려 코엑스–잠실 국제교류지구 구상과 시너지를 낼 경우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창동·상계는 GTX-C 개통, 차량기지 이전, 환승센터 건립 등 인프라 확충에 맞춰 문화·창업·업무 복합축으로 성장할 기반을 확보했다. 서울시의 ‘3도심·7광역중심’ 구상 속 동북권 신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민간 투자자, 노후 오피스 대체 수요 주목

서울시는 사업지 특성에 따라 일반상업지역의 허용용적률을 880%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600% 내외 제한이 풀리며 초고층 오피스 타워와 대형 복합시설 공급이 가능해졌다. 건축물 높이 규제도 완화돼 50층 이상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민간 자본 입장에서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된 셈이다.


GBD는 노후 오피스 대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테헤란로는 대형 금융·IT 기업의 수요가 집중돼 있어 장기적 임대 수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테헤란로 지구단위계획을 15년 만에 변경 고시하고 상록회관·포스코센터·센터필드·한국은행 강남본부·강남파이낸스 등 5곳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고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다만 개발 용지 부족을 배경으로 추진된 GBD 인근 지역 개발 사업과의 경합은 불가피하다. 서초 서리풀 복합시설,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복정역세권 복합개발 등은 테헤란로 임차 수요를 흡수할 입지와 규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도산대로는 의료·관광·호텔과 결합한 복합개발 가능성이 크다. 강남구청은 이와 관련해 ‘도산대로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마련해 22일까지 주민열람 공고 중이다. 결정안에 따르면 신사역~영동대교 남단 3.1km 구간, 총 80만㎡ 구간의 도산대로 일대는 의료관광·공연장·호텔을 집적하는 복합 개발지로 재편된다. 이를 위해 업무·판매시설 규모 제한도 완화될 예정이다.


잠실은 오피스·리테일·숙박이 통합되는 복합개발 구도가 뚜렷하다. 잠실운동장 MICE 프로젝트와 연계되면 동남권은 CBD·YBD와 차별화된 글로벌 비즈니스·레저 복합권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외국계 자본이 선호하는 고밀도 복합개발 모델과 맞아 해외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관련 업계는 이번 조치가 서울시 개발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CBD·YBD 중심에서 GBD·잠실·창동·상계로 투자축이 다핵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잠실의 고급 오피스와 복합시설이 제도적 지원을 받게 된 것은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