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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인수전, 숏리스트 5곳에 외국계 잇달아 참전

한화, 흥국 포함 숏리스트 5곳 글로벌 자본 총집결

2025-09-22 08:08:00김우영kwy@corebeat.co.kr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글로벌 자금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 인수 숏리스트에 선정된 한화생명, 흥국생명, 캐피탈랜드,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사인 힐하우스가 실사와 이지스 핵심 임원 인터뷰를 진행중이다.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말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힐하우스'도 도전장

숏리스트에 오른 곳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곳은 힐하우스다. 2005년 장 레이(Lei Zhang)가 설립한 힐하우스는 싱가포르와 홍콩, 영국, 미국 등에 투자 조직을 거느린 글로벌 투자사다. AUM은 1000억달러(약 140조원)에 달한다.


투자 분야는 인터넷부터 헬스케어, 제조업 등 사실상 가리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2016년 우아한형제들(배민)을 시작으로 컬리와 크래프톤 등에 투자를 했다. 2023년 SK에코프라임을 인수했으며, 최근엔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본 운용사 인수하기도

힐하우스는 투자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면 지역별·자산별 분산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부동산 개발·운용사 Samty Holings 지분 50.04%를 약 67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힐하우스는 단숨에 일본 부동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했다.


단순히 투자 지도를 넓힌 것을 넘어 Samty Holdings를 비상장으로 전환시키며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존 개발 이익 중심이던 Samty Holdings의 수익 구조를 지속가능한 임대수익 중심 모델로 개편하며 자산운용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지스 인수 후 한국 투자 거점화 전망

이지스 인수를 시도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재 힐하우스의 리얼자산전략부문의 라바 파트너스가 이지스 인수건을 주도하고 있다. Samty Holdings와 협력하는 곳이다.


이지스 AUM은 올해 상반기 기준 67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다. 자산 운용뿐 아니라 힐튼호텔 개발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을 주도할 정도로 한국의 부동산 투자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위상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이지스를 손에 넣으면 덩치를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지스가 확보한 투자자 네트워크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 힐하우스가 가진 글로벌 LP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이지스의 해외 투자 역량도 한차원 높일 수 있다. 힐하우스가 한국과 글로벌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 Samty Holdings가 현재 지향하고 있는 바와 같다.


때문에 시장에선 힐하우스의 이지스 인수전 참여가 단순 투자 딜이 아닌, 이지스를 장기적 관점에서 일종의 베이스캠프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