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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기대 또 밑돈 한화생명 실적, 이지스 인수 추진 동력 잃나

보험영업 악화로 실적 저조 '통 큰 베팅' 가능할지 시장 주시

2025-11-17 10:11:09김우영kwy@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생명이 기대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내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13일 분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136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컨센서스를 12.5% 밑도는 것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최근 2개월 사이 25% 가량 급감했던 걸 감안하면,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한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험금 예실차 악화와 손실부담계약 비용 증가로 보험손익이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 뼈아프다.


비록 CSM(Contractual Service Margin)이 여섯 번째 분기 만에 순증가로 전환한 것이 고무적이지만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실적 발표 이후 17일까지 관련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가운데 6곳이 '중립' 혹은 'Hold' 투자의견을 낸 이유다.


한화생명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24% 하회했으며 2분기엔 무려 60%나 밑돌았다.


또한 2026년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해소할 것이란 기대도 크게 않은 상황이다.


지급여력비율 약화 불가피...'통 큰 베팅' 어려울 수

본업의 지속적인 실적 악화는 한화생명이 부동산 운용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적잖은 부담이다.


당장의 수치만 보면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분기 현재 1조1386억원으로 생보사 가운데 높은 수준이다. 또 하나의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60.6%로, 안정적인 구간에 위치해 있다.


문제는 흐름이다. 현금성 자산은 2023년말엔 2조3891억원에 달했으며, 지급여력비율은 183.8%이었다.


만약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1조원을 쓴다고 가정하고 현재 재무상태를 전제로 계산하면 지급여력비율은 153%대로 떨어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지급여력비율 권고 기준을 150%에서 130%로 낮춘 만큼 당장 신용등급 하락 위험 같은 악영향은 없다.


하지만 경쟁 대형사 대비 열위에 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군다나 지속적인 보험영업손실 확대, 저조한 CSM 상각(unwinding) 속도 등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지급여력비율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화생명의 실적발표 자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시너지 효과와 함께 예상되는 지급여력비율 부담을 콕 집어 질문한 이유다.


그만큼 장기적인 실적 악화는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에 '통 큰 베팅'을 하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실제 한화생명은 예비입찰에서 매도자의 가이드라인과는 거리가 다소 있는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본입찰에서도 경쟁사에 금액 면에서 뒤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화생명이 가격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 매도자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풀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