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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협상 타결-(하)역대 최대 2조 공공기여가 여는 ‘삼성역 지하 도시’

영동대로 주변 일대 삼성역~잠실까지 지하로 모두 연결 “순수한 사회 환원” VS “자산 가치 상승 위한 우회 투자”

2026-01-08 08:24:41황재성js.hwang@corebeat.co.kr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컴플렉스(GBC) 개발사업의 백미는 약 1조 9827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공기여금이다. 5조 원가량의 비슷한 사업비가 투입될 성수동 삼표 부지(6054억 원)와 비교하면 세 배를 훌쩍 넘어서는 액수다. 이는 GBC를 중심으로 삼성역 일대 민간 빌딩을 지하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도시의 혈관’을 조성하는 핵심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이처럼 막대한 공공기여금을 단순한 개발이익의 사회 환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기여가 인근 인프라 개선에 집중되면서,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 상승을 동반하는 ‘우회적 투자’의 성격을 띤다는 해석이다.


국내 부동산 개발 최초 ‘조 단위’ 기여금

GBC 공공기여금 규모는 105층 건설계획 당시 제시됐던 공공기여(1조 7491억 원)보다 2336억 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105층 전망대와 전시·컨벤션 등이 변경된 데 따른 조정분이다.


이 같은 규모는 서울시 도시계획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 2023년 기준 서울역 북부역세권(3332억 원), 서초동 서리풀 복합개발(약 1821억~4000억 원) 등 주요 프로젝트와 비교해도 단일 사업으로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히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부지 규모를 감안하면 공공기여금이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정부와 서울시가 주거시설 규모를 둘러싸고 팽팽한 이견을 보이면서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이 수치가 향후 2조 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해당 금액이 2016년 5월 기준으로 산정됐고, 현대차그룹과 일부 교통개선대책 추가 부담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결국 실제 집행 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서울시의 증액 요구 수용 여부를 두고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조 3000억이 구축하는 ‘지하 초연결 네트워크’

GBC 공공기여금에 더해 인접한 삼성생명 부지의 기여금(3630억 원)까지 합치면 삼성역 사거리 권역에만 약 2조 3457억 원이 투입된다. 이 자금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인프라와 도로 사업, 한강·탄천 수변공간 조성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핵심은 ‘지하 광역 교통 네트워크’ 구축이다. 5개 철도 노선(GTX-A·C, 도시철도 2·9호선 및 위례신사선)이 교차하는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를 매개로, 지상 마천루들이 지하에서 하나의 동선망으로 묶이는 구조다.


이를 통해 GBC와 삼성생명, 두나무 사옥은 물론 코엑스·현대백화점까지 지하 통로로 연결된다. 삼성역에서 내려 날씨와 무관하게 GBC 업무시설, 코엑스 전시장,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까지 실내로 이동할 수 있는 이른바 ‘입체형 지하 도시’가 구현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GBC의 공공기여가 기존의 소규모 정비 수준을 넘어 도시 하부 구조(Infrastructure) 자체를 재설계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2조 공공기여금 활용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

반면, 이러한 초대형 공공기여를 전적으로 ‘사회 환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여금 상당 부분이 GBC와 직접 연결되는 환승센터 및 도로 인프라에 재투입되기 때문이다.


교통 접근성과 보행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경우, 그 효과는 GBC를 포함한 삼성역 일대 프라임 오피스 자산의 임대료·가치 상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 “공공기여라는 이름을 빌린 자산 가치 제고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GBC발 공공기여는 서울에는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현대차그룹과 삼성역 일대 자산 보유자들에게는 독보적 위상을 제공하는 ‘전략적 교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역 지하 네트워크의 완성은 GBD 오피스 시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업무지구로 도약하는 마지막 퍼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