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시장동향
국민연금 '코어 플랫폼 펀드' 회수 본격화...엑시트 전략에 관심 집중
순서, 가격, 타이밍에 10년 투자 성적표 갈린다
2016년 국민연금이 출자한 약 2800억원 규모의 국내부동산 코어(Core) 플랫폼 펀드가 본격적인 회수 국면에 들어섰다. 위탁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해 시그니쳐타워 매각을 시작으로 엑시트의 물꼬를 튼 데 이어, 삼성SRA자산운용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10년 전 코어 투자 사이클의 출발점에서 매입한 자산들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이번 엑시트 성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향후 오피스 공급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매도 시기와 가격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펀드 성과를 넘어 향후 코어 자산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 자산들, 국민연금 눈높이 충족
이지스는 CBD 프라임 오피스인 시그니쳐타워를 비롯해 강남권 오피스(브이플렉스빌딩), 호텔(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과 물류센터(양지 아레나 물류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했다.
이 가운데 대표 자산인 시그니쳐타워를 지난해 1조695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역시 2463억원에 팔았다.
두 자산의 매입매각 가격을 감안해 단순 역산하면 자산 기준 IRR은 연 12%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금융비용 등을 반영하고 보유기간 임대수익과 레버리지 효과를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설정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연 8% 수준의 수익률은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지스는 남은 자산도 매각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브이플렉스빌딩과 양지 아레나스 물류센터는 올해 상반기 중 자문사 선정을 시작으로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RA자산운용도 엑시트 국면에 들어섰다. 대표 자산인 강남358은 다음달 입찰을 앞두고 있으며 AK&기흥은 CBRE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어 CBD 프라임 오피스 자산인 더케이트윈타워도 최근 자문사 선정을 위한 RFP를 발송하며 매각을 본격화했다.

운용사 엑시트 전략 시험대
2016년 출자된 국민연금 코어 플랫폼 펀드는 국내 기관의 초기 코어 전략 블라인드 펀드 사례로 꼽힌다.
이번 엑시트 성과는 단순한 펀드 회수를 넘어 각 운용사의 10년 간 코어 투자 성적표와 같다. 운용사 코어 투자 역량이 객관적인 숫자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미 매각된 자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만큼 펀드 전체 성과는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엑시트 시기와 시장 환경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요구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코어 자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 오피스 시장은 2028년부터 대규모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어 매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별 자산을 잘 파는 것뿐 아니라 어떤 자산부터 매각하느냐도 펀드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수를 고려한 운용사의 엑시트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삼성SRA는 당초 더케이트윈타워를 먼저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강남358의 매각 차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펀드 전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순서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주요 자산들이 기관들의 관심을 받을 코어 자산인 만큼 매각 자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도 "매도 시기와 가격, 엑시트 순서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최종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