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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수수료로 주식 산다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주가 안정 단비 맞나?

2026-03-25 10:22:48김우영kwy@corebeat.co.kr

제이알글로벌리츠 주가가 25일 6% 이상 상승하며 모처럼 주주들의 시름을 덜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운용사가 운용보수를 모두 주식 장내 매입에 쓰겠다는 지난 24일 공시를 시장이 긍정적으로 해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는 이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 밸류에이션을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주가 상승 기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운용사가 받는 연간 자산관리수수료는 약 14억원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3200억원으로, 자산관리수수료로 시가총액의 0.4% 가량의 주식을 살 수 있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대금 약 36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때문에 운용사의 책임 의지를 강조하는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인 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환헤지 정산금 문제 지속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환헤지 정산금이다. 


같은 날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공시를 통해, 자리츠인 제이알제26호리츠(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환헤지 계약 상대방인 하나은행에 또 다른 자리츠인 제이알제28호리츠(뉴욕 맨해튼빌딩)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3년 3억유로에 대한 환헤지 계약을 하나은행과 맺었다. 당시 약정환율은 유로당 1411.80원이다. 하지만 이후 가파르게 환율이 상승하면서 지난 23일 기준 유로환율은 1729.91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환헤지 롤오버를 위해 필요한 정산금은 9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벨기에 파이낸스센터에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임대료 수익 7220만 유로(약 1250억원)의 76%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뜩이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024년 벨기에 파이낸스 리파이낸싱 이후 현지 담보대출 조건이 강화되자 국내 시장에서 차입을 진행해 시장성 차입이 2024년 6월 900억원에서 2026년 1월 408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한 상태다. 같은 기간 EBITDA 대비 금융비용 커버리지는 4배에서 1.7~1.8배 수준으로 하락해 이자 부담 자체가 이미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헤지 정산금 부담까지 덮치며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재무 여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커졌다.


이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환헤지 정산금 등 유동성 마련을 위해 지난 1월 23일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담보 감정평가서 수령에 차질을 빚으면서 유증을 철회했다. 만약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외부 차입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미 높은 차입 비중을 고려하면 추가 차입에 따른 신용도 부담이 크다.


이번 하나은행에 자리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신용위험 상승 우려의 연장선에 있다. 하나은행 입장에선 만약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자회사 지분을 처분해 손실을 막는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입장에선 벨기에 자산 이슈가 미국 자산 지분 담보로까지 이어진 것을 의미한다. 환헤지 정산금 부담이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져 구조적 리스크가 자회사 간 전이된 것이다.


담보 제공 기간은 환헤지 정산기일인 오는 5월 4일까지다. 만약 무사히 환헤지 정산이 이뤄지면 리스크 전이 우려는 사라진다. 하지만 중동발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나 다름이 없다.

감정평가 결과 예단 못해

투자자 입장에서 당면한 최대 고비는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감정평가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대주단과 협의해 JLL을 새 감정평가사로 선정해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 초안은 오는 27일 나올 예정이며 최종 보고서는 그로부터 1주일 후에 나온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현지 자산의 안정적 운영과 CAPEX 투자 등을 통한 ESG 개선 전략 등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CAPEX는 중장기적으로는 자산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유동성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선 오히려 현금유출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024년 리파이낸싱 당시 LTV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Cash Trap에 걸리는 재무적 준수사항을 강화했다. 지난해 9월 말 대출 잔액(5억7450만유로)을 감안하면 이번 감정평가에서 10억9000만유로 이하로 떨어지면 안된다. 직전 감정가(11억530만유로) 대비 1%정도만 떨어져도 Cash Trap에 걸리는 상황이다.


만약 Cash Trap에 걸리면 잉여현금이 모두 대주 계좌에 묶이게 되면서 배당은 불가능하다.


결국 운용사의 신뢰 의지는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는 여전한데다, 유로 환율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단 점에서 앞날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