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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리모델링한 광화문웨스트 사옥으로 쓴다

MS와 공동 추진할 한국형 AI 개발 사업의 전진 기지 신축 수준으로 대규모 리모델링…하반기 중 입주 예정

2025-03-17 08:38:3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KT가 막바지 리모델링 공사를 한창인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웨스트빌딩(이하 웨스트)을 한국형 인공지능(AI) 개발사업의 전진기지이자 헤드쿼터로 사용하기로 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빌딩은 광화문 광장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입지적인 장점에다 신축 수준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된 프라임급 빌딩이다. 도심 오피스 시장에 임대 매물로 나오면 적잖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KT와 MS가 맺은 파트너십 계약의 후속 조치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웨스트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으로 운영할 ‘AX 딜리버리 전문센터’(이하 AX 전문센터)와 ‘AX 이노베이션센터’ ‘AX 교육센터’ 등을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AX는 ‘AI Transformation(변환)’의 약자로서, AI를 중심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전체 과정과 운영 모델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AX 전문센터는 AX 과정에 필요한 솔루션 개발과 실행 작업을 맡는 조직이다. 여기에는 KT와 MS에서 파견된 인력 300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AX 이노베이션센터는 AI와 클라우드 기술 연구를 전담하는 R&D 조직이다. 


KT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21일부터 전략·사업컨설팅 부문 경력자를 모집 중이다. 또 이달 12일부터는 AX 딜리버리 전문센터에서 근무할 신입 및 경력자 모집도 진행 중이다.

 

KT는 12일 인력 채용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AX 전문센터는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을 가동하기 위해 만드는 AX 사업 최정예 사내 조직”이라며 “이번에 채용한 인재들은 MS 기술 전문 조직과 함께 근무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계 AX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KT 관계자는 “이번에 채용한 인력들은 광화문(KT광화문이스트빌딩)과 잠실(송파구 잠실로 KT송파빌딩) 등에서 근무하다가 웨스트가 완공되면 한꺼번에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작업들은 KT와 MS가 지난해 9월 한국형 AI 공동개발을 위해 5조 원 규모로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계약에 따르면 두 회사는 5년간 △한국형 특화 AI 솔루션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R&D 역량 강화 △공동 연구 및 국내 수만 명의 AI 전문 인력 육성 등을 공동 추진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신도입기관에서 한국형 AI 개발 산실로

KT의 한국형 AI 개발사업 전진기지가 될 웨스트 빌딩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신 도입기관인 한성전보총국 자리에 들어서 있다. 


1986년 연면적 7만 2843㎡(2만 2035평) 규모의 프라임급 빌딩으로 준공된 직후 광화문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주목받았다. KT는 이곳을 본사 겸 국제전화국 용도인 국제통신종합센터로 활용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노후화로 기능이 떨어지자 바로 옆에 신축된 KT광화문이스트와 함께 재건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의 설계자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거장 렌조 피아노가 설계도 맡았다.


하지만 웨스트가 들어서는 지역이 군사기지·시설 보호법에 따른 대공방어 협조 구역으로 분류돼 높이 제한 등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이 걸림돌이 됐다. 재건축을 추진하면 용적률이 깎이면서 건물 사이즈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결국 KT는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하지만 건물 내부 설비를 고치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 신축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웨스트의 리모델링은 계단, 엘리베이터, PS(파이프 등 설비가 모여있는 공간) 등 핵심적인 기능이 모여있는 ‘코어’의 위치를 재배치했다. 또 웨스트와 이스트 사옥을 지하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들어서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도 연결된다. 내진설비도 대폭 강화됐다.

  

공사 규모도 커지면서 전체 일정도 늦춰졌다. 2023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2021년 9월 시작됐지만 올 하반기 중 입주를 목표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