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PF

진원그룹의 NPL 채권 인수 도박은 성공할까

2024년 효제아트PFV 금융권 대출 500억 전량 인수 입지 감안해 senior housing 개발 검토했으나 포기 부동산 경기 회복 기다리는 Cycle 투자로 바뀌어

2025-04-30 08:33:5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진원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서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생한 프로젝트의 대출 채권을 전액 사들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당초 주거형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위해 부지를 매입했다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에 실패해 부도난 사업장이다. 진원그룹은 인구 구조 변화 트렌드에 맞춰 오피스텔 이 아닌 시니어 하우징(senior housing)을 기획했으나, 사업성이 부족해 포기했다.


진원은 이제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땅값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진원그룹, 효제아트PFV 선순위 대출 채권 500억원 전량 매입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종로구 효제동 315-1, 6 일대 대지 면적 1484㎡(약 449평)에 주거형 오피스텔과 근린 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2020년 8월 효제아트PFV를 설립했다. 서울시의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사업에 선정돼 지하 7층~지상 21층 규모의 건축 허가도 받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사업성이 떨어져 2023년 8월 EOD가 발생하며 사업 부지는 공매로 넘어갔다. 2024년 9월까지 공매가 진행됐으나, 모두 유찰됐다.

2023년말 기준 PFV 금융권 단기 차입금은 새마을금고 317억원, 저축은행권 173억원, 수협은행 10억원 등 500억원이다. 제이피어반디는 진원그룹 박중양 회장의 자녀가 대주주인 부동산 시행사인데, 공동 사업자 지위로 39억원을 후순위로 빌려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진원그룹 계열사들은 2024년말까지 선순위 대출금 500억원을 모두 매입해 단일 채권자가 됐다. 할인율은 금융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0~20%로 다양하다. 후순위 채권자가 선순위 대출금을 모두 인수한 사례는 흔치 않다.


진원그룹, 시니어 하우징 시도했다가 포기...앉아서 기다린다

진원은 사업장 부지 근처에 서울대 병원이 위치해 있어, 시니어 하우징 건축을 위한 용도 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울대 병원이 도보로 약 15분 걸리고, 주변에 상가 건물이 많아서 시니어 하우징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설계 단계에서 포기했다. 


이에 따라, 사업장 부지는 당분간 개발이 어려워, 공터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원그룹도 새로운 투자자를 찾거나, 사업성을 끌어올릴 창의적인 개발 아이디어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진원은 시행사 성격이 강해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매각해 원리금을 회수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부실채권(NPL)에 투자했다가 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